오랫만에 인사드려요...
지난 주 목요일이었던가요.
뮤제오에서 이례적인, 소나기같은 이벤트가 있었어요.
순식간에 마감된 이벤트여서 모르고 지나간 회원님들도 계실거예요 :-)

그 이벤트에 참여해주신 회원님들께는 일일히 유선상으로 안내해드리고 
양해를 구했습니다만 이 이벤트를 보셨던 회원님들도 많으셨을 것 같아서
부끄러움을 무릅쓰고 이실직고, 고해성사 합니다. :-(
혹시 이 슬픈 커피를 기억하시나요?

https://www.caffemuseo.co.kr/camu_jang/view.asp?bcode=board43&v_num=147296&c_num=368&page=2

이 슬픈 커피가 작년 11월에 입고 되었었지요.
뮤제오 역사상 단일 생두로 가장 비싼 커피이자 생두총액 가장 큰 생두...
파나마 게이샤를 이겼던 가격.....
이 커피를 우리 로스터들이 사고를 쳤었어요.

이야기는 이러합니다.
지난주 목요일 얼추 오후 4시30분 정도에 로스팅실로부터 다급하게 전화가 걸려왔습니다.
화내지 말고 들으라며.....아.... 예감이 좋지 않습니다. 
이정도라면 완전 큰 사고인 것 같은데......
일단 마음을 가다듬고 조용히 무슨일이냐 물으니 이야기인즉슨
이번에 브라질커피가 좋은 게 있길래 들여놨는데 좋은 커피다보니 진공포장으로 들어왔다더군요.
브라질커피 5KG의 주문을 받고 로스팅을 했답니다.
그 브라질 커피를 진공포장이라 같은 진공포장인 코스타리카 COE#1 돈카이토 옆에 잘 모셔두었다고.
그런데 로스팅 해놓고 보니 버려진 진공팩에 우리의 슬픈 코스타리카 COE #1 돈카이토 봉투가 있었던 거죠.
아....흐어억~ 이 엄청난 일이......
100g에 90,000원 소비자가로 계산하면 450만원이 되고.....
여기에 수분율이 날아가고, 이것저것 더하면 얼추 500만원이 넘는 사고를 친거죠.
그들도 얼마나 놀랬을까요....마는.....
이미 벌어진 일이고 빨르게 해결을 해야하니 
가격은 있을 수 없는 말도 안되는 최저가격으로, 최대한 빠른 시간안에
회원님들께 보내드리자 하는 !급한마음!으로 한시간만에 디자인해서 업로드했습니다.

그런데 디자이너가 퇴근하고나서 살펴보니
디자인페이지 내용에 봉투를 오픈해서라고 쓰여있더라고요.
아마도 제가 사태를 잘못 설명을 했거나 디자이너가 잘 못 알아들었거나.....
업무시간은 끝났고 아마 내일아침부터나 판매가 될터이니
아침에 출근하면 수정해야겠다' 라고 생각했어요.
그런데 이게 웬걸요. 아침에 출근해보니 4개만 남았더군요.
수정하는 사이 판매완료 될 것이니 수정하는 게 의미 없어졌...... :-(

이야기는 여기에서 끝나지 않습니다.
이 비싼 커피는 정상가격일 때는 날개돋힌 듯 판매되는 커피가 아니어서생두가 20kg쯤 남아있습니다.
제가 카페뮤제오를 만든 이유는 좋아하는 커피를 맘~~껏 마시고 싶어서였거든요.
그래서 이 비싼 커피를 마실 수 있을 때 마시자 싶어서 제 데일리 커피로 마시고 있습니다.
(뭐...갖고싶은 것도 없고....커피가 제 유일한 사치입니다)

사고난 이 커피를 마시다보니 제가 매일 마시던 그 커피맛과 다르더군요.
그래서 로스팅실에 물으니 로스팅포인트가 브라질 커피에 맞추어 있었다는....
브라질 커피도 포인트가 비슷하다고. 
로스터들의 말에 의하면 커핑했을 때 생두가 가지고 있는 힘이 좋아서
베스트 컨테디션은 아니지만 충분히 판매해도 되는 정도였으니 걱정하지 말라고 하더군요.
이건 완판되고 알게 된 사실이었습니다.

고민하고 고민하던 차 얼마전에 시음후기에 글이 올라왔습니다.
예전의 그 베스트 포인트와 다르다고....
이런 경우엔 판매하지 말았어야 했다고....
많이 부끄러웠습니다.
베스트 컨디션이 아닐 경우엔 과감하게 포기했어야 했는데.....
그런 고민은 할 게 아니었는데.....
예전엔 로스터들의 태도에 화가나서 한달가량 커피판매도 중단했으면서.....
코스타리카 COE #1고 이건 다시 맛볼 수 없는 한정적인 커피니까라고 스스로를 위안하며 판매했는데....
(진심으로 고백하건데 한정된 생두여서 욕심이 있기도 했습니다)
야단을 맞으니 정신이 번짝 들더라구요.

그래서 저희의 실수를 만회하고자 합니다.
주문하신 금액을 전액 포인트로 전환해드렸습니다.
이미 받으신 코스타리카 COE2018  #1는 맛있게 드셔주세요.
비록 베스트 컨디션은 아닐지언정 충분이 맛있게 드실 수 있는 정도거든요. 
통화를 하신 대부분의 회원님들도 맛있게 드시는 중이라는 말씀에 안도하기도 했습니다.
고맙습니다.....

지금까지는...
야단맞기 전에 미리 해결하지 못한 오너의 고백이었습니다.
스스로를 위로해본다면 실수를 하지않는다면 가장 좋겠지만
실수를, 잘못을 하고나서 해결하는 방법이 더 중요하다고...
그런거라고.....
다음부터는 망설이지 않겠습니다.
앞으로 더 뮤제오다운 자존심을 지키겠습니다.
지루한 오후 3시가 지나갑니다.
마저 오후 잘 보내세요...

항상 고맙습니다....

카페뮤제오 드림.